요시고 : 따뜻한 휴일의 기록 (그라운드시소 서촌) YOSIGO 사진전

2021. 6. 26. 19:39전시

스페인 출신 작가 요시고의 국내 첫 개인전입니다.
일상의 모습을 구조적으로 담은 건축 사진들과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여행지 사진들을 보며
요즘 우리의 답답한 상황이 조금이나마 해소되는
재미난 전시가 될 것 같아 기대가 높았습니다.

전시 티켓

티켓과 함께 미니 프레임도 주는데
활용해서 사진 찍어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티켓부스 옆에 포토매틱이 있습니다.

사진도 요시고 전시 프레임으로 출력되니
기념으로 촬영하면 재미있겠죵?

요시고(YOSIGO)

아버지가 사진을 찍겠다는 아들 요시고에게
실천하는 과정의 중요함을 얘기하는 시 한 편을
선물했고 그 속에 ‘Yo sigo 계속 나아가다’라는
말을 인용해 작가명을 만들었다고 해요.

자신의 재능에 확신이 없을 때,
아버지의 시가 그에게 용기를 주었고 ‘YOSIGO’에는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응원
그에 보답하는 아들의 신념이 담겨 있습니다.

빛과 빛을 다루는 방식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좋은 빛은 항상 큰 영감을 가져와요. 온종일 지루하게만 보였던 건물도 어느 순간 좋은 빛을 만나면 마법과 같은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초반에는 채도가 낮은 회색 계열을 선호했지만,
현재는 오렌지빛 계열의 따뜻한 색감을 사용합니다.

따뜻한 색감
피사체를 고르는 일이 가장 중요한 작업이라 해요.
알맞은 톤의 건물을 찾고 원하는 색을 찍을 수 있는
시간대를 알아내 풍경과 색을 완성합니다.

스테판 쇼어, 조엘 스턴펠드, 윌리엄 이글스턴 같은
70년대 컬러 사진작가의 양향을 받았습니다.

“이 인터뷰 영상 보고 나한테 실망하면 어떻게 해.”

라는 멘트로 시작하는 귀여운 영상.
작가의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프로젝트 결과물을 서랍 속에 넣어
하나씩 열어보면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래픽 디자인과 구도
디자이너를 겸하고 있는 요시고는 구도, 색채에서
디자인적 취향이 녹아납니다. 그는 이러한 구성 미학적
규칙을 깨려고 노력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림자를
이용한 대칭과 반복, 균형을 보면 여전히 남아있죠.

균형 잡히고 정렬된 기하학적 요소들에 흥미를
느낀다고 해요. 복도, 계단, 테라스와 같은 구성 요소를
패턴의 재료로 배열하여 구도를 잡습니다.

사진에 붙어 있던 파리 한 마리. ㅎㅎ
어쩐지 그 자체로 작품같고요?




요시고는 여행을 통해 낯선 장소에서
새로운 지역과 문화를 경험하며
개인적인 관점으로 기록했습니다.

관광(개념적 주제) + 건축(시각적 주제)
두 가지를 고려해 목적지를 선택한다고 해요.

‘스파’로 유명한 관광지 부다페스트.
작가에게 낯선 지역이 아니라 탐험의 느낌은 아니지만
시각적으로 작업물에 어울린다고 여겨서
여행을 떠났다고 합니다.


간단한 선택지를 통해 나에게 맞는 여행지 찾기!

저는 부다페스트가 나왔어요!
안그래도 작품을 보며 가장 가보고 싶은 곳으로
꼽고 있었는데 무척 운명적인 느낌! 반가웠습니다.ㅎㅎ


일본
야간 풍경과 인물 사진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별로 관심없던 대상을 촬영했고, 결과적으로
재미있고 황홀한 기분이 들었다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별로였던 파트였어요...

두바이
사막처럼 모래를 깔아 둔 두바이 작품존.
신발에 망을 씌우고 입장해야합니다. ㅎㅎ
두바이에서는 동의 없이 촬영하는 게 범죄라고 해요.

강을 따라 다양한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작품을 한편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바다

요시고는 지중해 연안 출신으로 그때문인지
‘바다’가 주요한 배경으로 사진에 등장합니다.

관광

심미적인 것, 기념품, 관광객
여행하면서 받는 새로운 자극, 분위기를 좋아하고
이러한 관심이 장기프로젝트로 이어졌다고 해요.

풍경

망원경을 들고 화성에서 해변을 찾는 것처럼
70-200mm렌즈로 멀리서 촬영합니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관광객의 피부색이 모래에
가까워져 이미지가 아름답고 신비롭게 보이는
그때 셔터를 눌러 피사체와 교감을 이룹니다.


전시장 전경

옥상에 설치되어 있는 풀.


그라운스시소 서촌은 건물이 독특하고 예쁜 걸로
더 유명하죠. 백송터와 연결되어 있고
건물 중앙을 관통하는 중정과 발코니로
어마어마한 개방감이 돋보입니다.


전시 마지막 파트에 있던 파도 영상과 작가의 메시지.
잔잔한 파도 소리와 함께 작가의 응원으로 마무리.




우표 형식의 스티커.

귀여운 패키지의 미니 캘린더

보딩패스 디자인의 엽서.

포스터, 마스킹테이프, 엽서등 다양한 굿즈들.



저는 오픈 첫날 11시쯤 방문했고,
12시쯤부터 인원이 많아져서 관람하는데
조금 불편했어요.

전시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이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받은 안내 문자.

요즘에는 작은 규모의 전시도 시간대별 예매 시스템을
사용하기에 비교적 쾌적한 환경에서 관람이 가능하죠.

그런데 요시고전은 따로 시간대별 예약이 없고
방문 순서에 따라 대기 후 입장입니다.
정해진 인원만큼 수용한다고는 하는데,
구간별로 정체되는 곳이 있어서 혼잡도가 커요.
주말에는 줄 서서 돌면서 관람할 정도라 합니다.
간만에 사람 북적거리는 전시장을 만나니
마음이 좀 불편했습니다.

전시 방문 예정이신 분들은, 안내 문자대로
꼭 평일 오전에 가시기를 권해요!!!!


요시고 사진전
그라운드시소 서촌
2021. 06. 23 - 12. 05
15,000원